항공주 ‘리오프닝 활주로’서 이륙했다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4-14 13:51 수정 2022-04-14 14:10
미국 델타항공 여객기가 지난해 7월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할리우드버뱅크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항공사 델타항공 주가가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을 활주로로 삼아 힘차게 이륙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저조했지만 이미 늘어난 여객 수요로 2분기부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을 동력으로 삼아 주가를 끌어올렸다. 델타항공을 필두로 미국 4대 항공사가 14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 증권시장에서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1. 델타항공 [DAL]

델타항공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6.21%(2.4달러) 급등한 41.02달러에 마감됐다. 델타항공의 1분기 성적은 9억4000만 달러의 순손실이다. 하지만 매출과 주당순손실이 월스트리트 전망치보다 좋았다.

델타항공의 분기 매출은 93억5000만 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89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도 11%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지난 3년간 급감했던 매출액을 상당수 만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델타항공의 주당순손실은 1.23달러로, 미국 금융정보 업체 레피티니프 전망치인 1.27달러보다 적었다. 델타항공은 1분기에 손실을 냈지만 2분기부터는 이익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백신 보급률 증가, 코로나19 변이 우세종의 낮은 치명률로 항공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올여름 성수기에 여객 수요가 늘어나면 항공 운항은 2019년 여름 대비 84%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매출과 예약 건수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의 이런 실적과 전망은 다른 항공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서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는 아메리칸항공은 나스닥에서 무려 10.62%(1.82달러) 뛴 18.95달러를 가리켰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7.54%, 유나이티드항공은 5.65% 상승했다.

2. JP모건체이스 [JPM]

미국 자산규모 1위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주가는 이날 저조한 분기 실적 탓에 고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22%(4.24달러) 하락한 12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JP모건의 1분기 순이익은 82억8000만 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143억 달러)보다 42%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63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2.69달러를 하회했다. 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315억9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을 대비한 부실 대출 대응, 지난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JP모건의 저조한 실적을 빚은 원인으로 꼽힌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장부상 손실액을 5억2400만 달러로 집계했다.

또 부실 대출을 대비하기 위해 적립 대손충당금에서 9억200만 달러를 환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를 대비해 대손충당금에서 52억 달러 가량을 환입했다.

3. 베드배스앤드비욘드 [BBBY]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이날 나스닥에서 차트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17.97달러였던 주가는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15.31달러까지 쏟아졌다. 하락세를 만회하는 듯했던 주가는 본장 개장과 동시에 다시 16달러대까지 내려가더니 상승 전환해 18.62달러까지 도달했다. 그렇게 완주한 종가는 1.17% 하락한 17.76달러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이날 분기 실적을 1억5900만 달러의 순손실로 발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실내 장식 수요가 늘었던 지난해 같은 분기 성적은 900만 달러의 순이익이었다. 지난 1년 사이에 발생한 공급 대란도 소매점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악재로 작용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