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치킨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배달 불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인데요.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지나 30분을 더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무료로 치킨을 배달하는 치킨집 사장님을 소개합니다.
2021년 5월 아살세 기사로 소개된 ‘치킨집 사장이 시골길을 30분씩 달리는 이유’ 사연인데요.
경남 사천의 작은 시골 마을에 맛있는 치킨 냄새가 퍼집니다. 아침 일찍 치킨을 튀기고 30분을 달려오는 정태곤(38)씨 덕분입니다. 그는 배달할 수 없는 지역에 살거나 거동이 어려운 시골 주민들을 위해 치킨 나눔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사천 노인지원센터를 통해 지역에서 치킨을 접하기 어려운 사람을 소개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가족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라고 합니다.
정씨는 2020년도부터 한 달에 한 번 30마리의 치킨 무료 배달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센터에서 선별해 준 날짜와 픽업 장소를 지킨다”며 마을 주민을 배려하고 있다네요.
정씨의 근황이 궁금해 다시 연락해 보았습니다. 경남 사천시 사천읍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정씨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봉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따금 전화를 걸어서 ‘우리 집이 ○○인데, 혹시 여기까지 배달이 되느냐’라고 묻거나, 치킨 가격을 물어본 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그냥 전화를 끊는 어르신들이 있었다는군요.
정씨는 “닭 한 마리에 이만 원이 넘는데, 음료와 배달비까지 하면 삼만 원을 훌쩍 넘는 치킨을 사 먹긴 어려우셨겠죠”라고 말했습니다.
치킨을 배달하는 날이면 아침 일찍 가게에 출근합니다. 정씨는 “튀기고 포장하고 배달하려면 아침부터 나와서 준비해야 오후에 장사를 할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산골짜기 마을로 향합니다. 정씨는 “배달 기사분들이나 아르바이트생 중에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하자고 한다”며 “함께 봉사하는 마음으로 선한 동기를 유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정씨는 어릴 적 학교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돕는 일이 자신에게 맞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덕분에 어른이 돼서도 계속 봉사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정씨는 코로나로 힘겨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최근 두 달은 가게 문을 닫아야 했을 정도였다네요. 종종 함께 봉사하던 옆집 가게까지 폐업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래도 무료 치킨 배달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씨는 닭고기 가격이 너무 올라 치킨 봉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마스크와 라면으로 대체해서라도 선행을 계속 하고 싶다고 합니다.
한 어린이가 ‘자신의 용돈 이만 원을 줄 테니 그 돈으로 봉사에 보태 달라’며 가게에 전화를 건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그 돈을 받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응원 메시지를 받아 힘을 낼 수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정씨는 “봉사를 하기 전에는 몇 달 망설였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이 기사를 보는 분들도 직접 주변을 살펴보고 작은 나눔을 실천하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습니다.
힘들지만 선행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정 사장처럼 작은 나눔이 모여 이 사회를 더 밝게 만듭니다.
글·그림=이유민 인턴 기자, 아살세 기사=김아현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