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긴축 시계…한은, 총재 공석에도 기준금리 인상

입력 2022-04-14 09:51 수정 2022-04-14 11:00
한국은행. 연합뉴스

한국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1.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아직 취임하지 못해 이날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총재(의장)가 없는 상태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은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이날을 포함해 최근 약 8개월 사이 0.25% 포인트씩 총 1.00% 포인트 뛰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나 뛰었다. 4%대 상승률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 6일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지시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빅스텝은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뜻한다.

이날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 포인트가 됐다.

한은 입장에서는 향후 미국이 빅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경우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