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25%→1.5% 인상… ‘고물가·美빅스텝’ 영향

입력 2022-04-14 09:48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4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연 1.50%로 정했다. 가파르게 치솟은 국내 물가와 미국의 긴축 압박 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상은 고공행진 중인 물가뿐 아니라 ‘민생안정’을 내세운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다 소비 회복으로 인해 10년 3개월 만에 4%대로 급등했고 외식 물가 역시 6.6%로 치솟았다.

한·미 기준금리 차 축소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번에 기준금리 0.5% 포인트를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잇따라 밟을 것이라는 시그널이 커진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얘기다. 현재 외국인 투자금은 달러 강세 등 영향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3억9000만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5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번 회의는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게 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한은 총재 없이 진행된 것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금통위 회의를 열고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연 0.5%로 묶었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지난 1월까지 세 차례 인상한 뒤 동결한 것이었다. 한은은 연중 1·2·4·5·7·8·10·11월 8차례 금통위 회의를 열고 물가 동향과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정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