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49·검사장·사법연수원 27기)을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온라인에서는 지난해 8월 벌어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 후보자의 ‘호칭 논란’이 재소환됐다.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이 발표되자 네티즌들은 “추미애씨, 한동훈 장관님 할 수 있습니까?”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추 전 장관이 한 후보자를 어떻게 부를지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추 전 장관과 한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2심 판결 내용을 두고 각자 입장을 내놓던 와중에 ‘호칭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추 전 장관은 “정경심 교수의 혐의는 한동훈씨의 지휘 아래 별건 수사로 마른 수건 쥐어짜듯 뽑아낸 혐의”라고 했다.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 후보자의 호칭을 직함이 아닌 ‘씨’라고 한 것이다.
이에 한 후보자도 “추미애씨는 도대체 뭘 보고 다 무죄라고 계속 거짓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추 전 장관 측은 “전직 상관인 추 전 장관에게 추미애씨라고 부르는 용기가 가상하다”고 비꼬았다.
한 후보자는 “호칭은 중요한 게 아니니 추미애씨가 원하는 대로 불러드릴 수 있습니다만, 공인인 추미애씨를 추미애씨라고 부르는데 ‘가상한 용기’가 필요한 사회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지휘해 조 전 장관과 그의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을 기소했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한 후보자를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시켰다. 이후 한 후보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비수사 부서를 전전했다.
검·언 유착 의혹인 ‘채널A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의 신분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당시 추 전 장관은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의 지휘권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또 수사 중이던 채널A 사건을 ‘검·언 유착’이라고 규정하며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2년 뒤, 지난 9일 한 후보자는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과 관련해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고, 나도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남용의 해악을 실감했다”며 “내가 취임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