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코로나19 이후 응급실 사망 암환자 2배돼”

입력 2022-04-13 18:15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국가지정치료병상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는 모습. 뉴시스

코로나19 유행 이후 암 환자가 응급실에서 숨지는 사례가 2배로 늘었다는 서울대병원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시대 코로나 외 중증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실제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이하 센터)는 지난해 주요 사업 활동과 성과 그리고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망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후향적 코호트 분석 결과 등을 담은 ‘2021년 사업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이 센터는 환자의 존엄한 삶에 기여하기 위해 2018년 개소한 곳으로, 자문형 호스피스를 비롯한 완화의료 및 임상윤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심의·행정·교육·정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센터는 코로나19 시대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 환자들이 어떤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이 병원에서 사망한 암 환자 1456명(2019년 752명·2020년 704명)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2020년에 응급실에서의 사망한 암 환자 수와 비중이 99명(14.06%)으로 2019년 53명(7.05%)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의료서비스 여력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중증 질환자가 의료 서비스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데 제한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임종기 환자가 경험하는 불편한 증상이나 연명의료 시행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인실이나 중환자실 등 면회 제한이 엄격한 장소에서 임종 전 섬망, 승압제 사용, 임종 1개월 전 심폐소생술 시행이 더욱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이 임종기 환자들이 편안하고 존엄한 죽음과는 거리가 먼 임종을 맞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완화의료를 선택하는 환자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센터에 의뢰된 완화의료 환자는 총 1759명으로, 월평균 147명이다. 월평균 환자는 첫 개소 당시인 2018년 90명, 2019년 113명, 2020년 122명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진료과별로는 혈액종양내과의 의뢰가 1076명(61.2%)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와 암이 아닌 중증 질환을 다루는 진료과에서의 의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