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13일 내정된 김대기(66)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직 경험이 풍부한 경제 전문가다.
김 내정자는 30여년간 주요 경제 부처 관료로서 정책 기획과 예산 업무 등을 맡았다. 이명박정부에선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냈다. 경제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청와대 경험도 있어 정무 감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형’과 ‘정무형’ 비서실장을 놓고 고민하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서 오랜 경륜까지 갖춘 김 내정자를 최종 낙점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김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79년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냈다. 이명박정부에선 통계청장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13일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관례였던 정무, 정치인이 아니고 관료인 저에게 (비서실장을) 시킨 것은 윤 당선인의 철학과 관련된 것”이라며 “청와대가 국정을 통제하고 지휘하고 군림하는 측면을 배제하고, 국정을 지원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일을) 해보라는 취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당선인의) 국정 철학이 국민 통합과 경제 살리기, 두 가지 분야인데 특히 경제 쪽을 아주 중요시하는 것 같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서 저를 부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어 “정책은 국무총리 주재하에 하고 저희(대통령실)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권한을 줄이고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구상에 발을 맞춘 것이다. 김 내정자는 2012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을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당시 한 후보자는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을 연이어 맡았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