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억원은 있어야 영앤리치”… 젊은 부자들 성공 비결은

입력 2022-04-13 16:03

대한민국 ‘영리치(젊은 부자)’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66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다변화된 투자전략 등으로 부를 축적했다. 3명 중 1명은 팬데믹 기간 공격적인 투자로 자산을 확대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3일 발간한 ‘2022 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영리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66억원, 올드리치는 80억원으로 조사됐다. 영리치와 올드리치는 국내 부자(자산규모 10억원 이상)집단을 나이 49세 기준으로 가른 개념이다.

금융자산 비중을 보면 영리치 올드리치 둘 다 1위가 예금, 2위가 주식이었다. 3위부터는 영리치는 현금자산, 올드리치는 보험 연금 등 장기성 자산으로 갈렸다. 보고서는 젊은 층이 현금 보유량을 늘려 적기에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충분한 현금을 비축해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이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찾아온 자산시장 팽창기를 놓치지 않고 부를 확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자들은 팬데믹 첫해부터 주식 비중을 16%(2020년 초)에서 27%(2021년)까지 공격적으로 늘렸다. 오랫동안 포트폴리오 구성률 1위를 지켜온 예금(28%)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런 결과 3명 중 1명은 10% 이상 총자산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

‘금수저’들만이 부자가 된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영리치의 45%는 부자가 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준 요소 1순위로 근로소득을 지목했다. 2위도 사업소득(23%)이었고 상속·증여는 18%에 불과했다. 다만 근로소득을 주로 활용해 부자가 된 이들의 평균 자산(39억원)은 상속을 활용한 영리치(128억원)에 비해 다소 낮았다. 상속 자산의 70%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영리치는 대부분 은행 PB(개인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자기주도적인 투자 성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영리치는 기성세대와 달리 해외주식, 해외부동산 등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5%에 달했다.

또 PB업계에서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가상자산 투자에 나선 영리치 비중이 21%에 달했다. 올드리치(5%)의 4배 이상이다. 이 밖에도 영리치의 47%는 예술작품 NFT 음원 등 비교적 새로운 투자처에 향후 투자 의향 있다고 응답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 PB 인터뷰를 통해 영리치의 특성을 확인한 결과 올드리치가 노동력을 대가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이라면 영리치는 대체로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이라며 “앞으로는 투자 자본이 영리치의 관심 분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