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에 중진 권영세…남북관계 ‘새판짜기’ 임무

입력 2022-04-13 15:24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권영세(63)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명됐다.

권 후보자는 검사 출신의 4선 의원이다. 서울 태생으로 배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5회)에 합격했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두 학번 아래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같이했다.

2002년 정계에 입문한 권 후보자는 16~18,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2년여간 주중대사로 활약했다.

권 후보자는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캠프 운영을 총괄하며 윤 당선인의 선거 승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선 이후 윤 당선인이 직접 권 후보자에게 인수위 부위원장직을 부탁할 정도로 당선인의 신임을 얻고 있다.

통일부 수장으로 권 후보자가 낙점된 것은 남북 관계의 새판을 짜기 위해선 중량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윤 당선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처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큰 틀을 짜고 일을 추진하기 위해선 중진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권 후보자의 주중대사 경험도 통일부 장관 업무와 관련해 강점으로 꼽힌다.

권 후보자는 지난해 7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부 폐지를 주장했을 때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통일부 폐지론은 옳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외교부는 남북 관계, 통일의 외적 측면을 담당하고 통일부는 순수한 남북 간 교류협력 문제를 다룬다면 양 부처 간 업무 충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일부의 존재는 그 자체로 우리의 통일 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권 후보자가 맞닥뜨리게 된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교착 상태의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뾰족한 수가 안 보이는 상태에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