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천안 중부물류센터, 아파트·문화시설로 다시 태어난다

입력 2022-04-13 15:07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13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중부물류센터 활용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문을 닫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충남 천안시 옛 중부농축산물류센터가 아파트·문화시설로 새롭게 태어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1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부물류센터 활용방안을 발표했다.

도는 중부물류센터 시설 전체를 철거해 아파트를 신축·분양하고, 자녀 2명을 낳으면 임대료가 무료인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과 문화체육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분양 아파트 1470세대, 로컬푸드 판매장과 상업편의시설,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300세대, 문화예술시설 및 스포츠레저시설 등을 만든다.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은 인근에 산단이 조성되는 만큼 신혼부부형(70㎡)으로 공급한다.

아파트·문화체육시설의 전체 건축비용은 6823억원이 소요되고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등 공공시설의 운영비용은 연간 62억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준공 이후 30년간 투입되는 총 비용은 8689억원으로 예상된다. 도는 일반 아파트 분양 수익과 로컬푸드 판매장·상업편의시설 매각 수익 등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업이 추진되면 고용 창출 효과는 9685명, 생산유발 8703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603억원이 발생할 전망이다. 여기에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및 공공시설 확충에 따른 공익적 가치는 77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도는 2024년까지 도시관리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절차를, 2025~2026년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시설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1999년 4월 천안 서북구 성거읍에 문을 연 중부물류센터는 농축산식품의 유통·지원을 위해 조성됐다.

국비 278억원 등 총 51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7만2518㎡ 부지에 건물 4개동이 들어섰다.

그러나 2003년 말 4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 개장 4년 8개월 만인 2004년 5월 문을 닫았다.

도가 정상화를 위해 센터의 매각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고, 복합문화시설·첨단산업시설·취약계층 주거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지난 2020년부터 전문가·주민 등이 참여하는 포럼과 설문조사, 수요조사 등을 거쳐 이번 방안이 최종 결정됐다.

양 지사는 “황량하게 서 있는 중부물류센터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치밀하게 준비할 것”이라며 “천안과 충남을 대표하는 공간이자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