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4선의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발탁됐다.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처음으로 해외에 파견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의 단장을 맡아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외교전에 나선 바 있다.
외무고시(11회) 출신인 박 후보자는 2001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 공보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해 16·17·18·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길지 않은 공직 생활 동안에 주로 북미 관련 업무를 맡았고, 국회에서는 외교통일위원장과 한·미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당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특히 박 후보자는 2008년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독대했었다.
박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강조해온 한·미동맹 강화 업무를 가장 우선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의 5박7일 방미 일정에서도 한국의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워킹그룹 참여 등에 관한 협의를 집중적으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빠른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되는 만큼 박 후보자는 정상회담 일정의 윤곽이 나오는 대로 회담 성과물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한·미·일 3국 공조 복원을 원하는 미국과 궤를 맞추는 데 있어 한·일 관계 개선은 필수불가결하다.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입장을 조율하는 것도 박 후보자의 임무다. 북한이 정권 교체기를 틈타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으므로 박 후보자가 미국과 곧장 추가 공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에 따라 박 후보자의 임명이 빠르게 되면 5월 하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전에도 양국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 장관 자리를 놓고 박 후보자와 경합하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자연스레 주미대사로 유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