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교실’ 논란 청주 내곡초 갈등 실마리

입력 2022-04-13 14:20 수정 2022-04-13 14:26
청주 내곡초 학부모들이 지난해 11월 충북도교육청에서 모듈러 교실 반대집회를 하고 있다.

충북 청주 내곡초등학교 ‘모듈러(조립식) 교사’ 설치를 두고 5개월여 동안 이어져 온 교육당국과 학부모 간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13일 청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내곡초 증축 및 과밀해소 대책위원회(대책위)는 학교 단설유치원 용지에 1~3층(36실) 규모의 새 콘크리트 건물을 수평으로 증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건물을 짓는 3∼5년간은 학교 운동장에 3층(27실) 모듈러 교실(3484㎡)을 별도 설치해 사용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이르면 2024년 공사에 들어가 건물을 완공하는데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지원청은 내곡초 인근 부지에 건립예정인 초·중 통합학교 착공이 청주테크노폴리스지구 문화재 발굴 작업으로 늦어지자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 운동장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교육지원청은 모듈러 교실이 들어서면 학급수는 64개로 늘고 학급당 정원을 25.7명으로 맞출 수 있어 과밀학급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화재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초등학교 신설, 교실 증축을 요구하며 모듈러 교실 설치를 강하게 반대했다. 교육청과 학부모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학부모들은 내곡초와 교육청에서 연일 항의 집회를 이어가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A씨(40)는 “학부모 대부분이 새 건물을 지어 교실난을 해소하는 것에 환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당분간 비좁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더라도 교육여건이 개선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실은 3층 규모로 수평으로 증축하고 식당과 강당을 별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며 “용지 변경 등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2024년 공사에 들어가 5년 이내에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주의 신흥개발지역인 흥덕구 송정동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내곡초는 2019년 3월 개교했다. 지역내 유일한 초등학교다. 30개 학급, 전교생 850명으로 출발해 현재 42학급(급당 28.4명) 1194명으로 늘었다. 학교 인근에 아파트 단지 5곳(3241가구), 단독주택(38가구)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정원은 1600여 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규격화한 건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과 설치작업만 거쳐 이동식(조립식) 건물을 짓는 것을 말한다. 짧은 공사기간과 비용절감 등이 장점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