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어촌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강원도 삼척 ‘나릿골(사진)’이 감성마을로 탈바꿈한다.
삼척시가 2016년부터 추진한 ‘나릿골 감성마을 명품화 사업’이 올해 모두 마무리된다. 나릿골 마을은 1970년대 삼척항이 어업으로 활성화했을 당시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모여 형성된 마을이다. 그러나 어획량 감소, 소득 저하, 인구 유출, 고령화 등으로 쇠락하고 있다.
이 마을은 삼척항 뒤편 가파른 언덕에 형성돼 있어 삼척항을 비롯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슬레이트 지붕, 시멘트 블록 담, 좁은 골목, 텃밭 등 1960∼70년대 전형적인 항구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다.
시는 이런 어촌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나릿골을 옛 어촌 문화와 어우러진 감성마을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주요 골목길은 특색있는 보행길과 감성으로 통하는 길 등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바다를 보며 길을 걷고,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마을 언덕 정상부에는 핑크빛 갈대가 무성한 ‘핑크 뮬리원’과 꽃동산인 ‘마을 향기원’, 북카페 등을 조성했다. 지난해 핑크 뮬리원은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올해는 정상부 등 2곳에 전망대를 조성하고 핑크 뮬리와 꽃, 키 작은 나무 등을 심어 관광 명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바닷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달 살기’ 등과 연계하기 위해 빈집 6개 동을 사들여 게스트하우스로 새롭게 꾸민 데 이어 작은 미술관인 ‘정라항 그리go 작은 미술관’을 개관했다. 작은 미술관에서는 마을주민 미술교육과 청년작가들의 예술활동 등을 지원하고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활동도 진행된다.
시는 마을 향기원을 확장해 특색있는 쉼터를 조성하고, 자연 샘물을 활용한 연못을 설치할 계획이다. 마을 공터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꽃 화분, 어촌마을 특색을 살린 소품을 배치해 어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오래된 석축과 옹벽 등을 색칠하는 등 주변 경관을 해치는 요소를 없애 관광 명소로 만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삼척항과 바로 붙어있는 나릿골은 언덕에서 바다를 직접 조망할 수 있고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골목길 등을 탐방하는 재미가 있다”며 “나릿골 마을을 어촌 문화와 역사가 살았음 쉬는 해양문화관광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