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금연, 전문 치료 8주 이상 받으면 성공률 7배↑

입력 2022-04-13 11:55
국민일보DB


담배 끊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 작심삼일을 반복하기 일쑤다. 하지만 전문적인 금연 치료 프로그램을 8주 이상 실천하면 금연 성공률이 7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니코틴 의존도가 높거나 기상 후 1시간 내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금연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금연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논문을 국제 학술지 ‘담배 유발 질병(Tobacco Induced Diseas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5년 3월~2019년 12월 서울 시내 2개 종합병원 금연클리닉을 방문하고 금연상담 및 약물치료를 받은 흡연자 1395명의 의무기록 자료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시작 전 참가자들의 임상적 특징과 종료 후 금연 성공률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12주 동안 진행된 금연 프로그램 종료 후 완전히 금연했다고 응답한 대상자에 대해 금연 성공자로 분류했다. 방문 일정을 지키지 않고 중도에 포기했거나 프로그램 종료일에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금연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 결과 금연 프로그램 종료 후 전체 참가자의 39.6%(553명)가 금연에 성공했는데, 흡연 형태에 따라 금연 성공에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에 대한 중독성, 즉 니코틴 의존도(FTND) 점수가 높은 대상자의 금연 성공률은 점수가 낮은 그룹보다 37% 낮았고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담배를 피운다고 응답한 대상자의 금연 성공률은 42% 낮았다.
또 하루 1.5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도 0.5갑 이하인 대상자보다 금연 성공률이 43% 낮게 나왔다. 니코틴 의존도와 흡연량이 금연 성공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임상 특징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등을 가진 대상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금연 성공률이 각각 1.4배, 1.68배 높았다.

금연 프로그램 지속 여부에 따라 금연 성공률에서 매우 큰 차이가 확인됐다. 프로그램에 8주 이상 참여한 대상자에게는 그렇지 않은 대상자(8주 미만 교육)보다 무려 7배 이상 높은 금연 성공률을 보였다.
이에 연구진은 여러 요인 중에서도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성실히 참여하는 ‘순응도’가 금연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판단했다.

오 교수는 13일 “이번 연구로 금연 프로그램의 참여도가 성공적인 금연을 이끄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독성 강한 담배의 특성상 본인 의지만으로는 금연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가까운 보건 의료기관에서 시행 중인 금연 프로그램에 참가해 꾸준히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금연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