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제주에선 어용화된 해녀조합이 해녀들이 캐낸 감태와 전복을 강제로 싼 가격에 수매해 원성을 사고 있었다. 해녀들은 생존권 수호를 위해 조합에 강력 항의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구좌와 성산 등 동부지역 해녀들이 거리로 나섰다.
경찰의 강제 해산과 주동자 색출 작업은 더 큰 분노를 일으켜 1931년 12월부터 1932년 1월까지 지속된 해녀항쟁에는 1만7000명이 참여했다. 시위 횟수는 230회에 달했다.
일제의 도 넘은 해산물 수탈에 맞선 제주 해녀들의 항일 운동사가 도록으로 발간된다.
제주해녀박물관은 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을 맞아 오는 8월 특별전을 열고 근현대박물관의 지원을 받아 도록발간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도록은 특별전시 구성에 맞춰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도판과 설명자료 검증을 거쳐 발간한다. 학문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부 관련 학자의 논고도 수록할 방침이다.
제작된 도록은 박물관과 도서관 등 국내 문화기관에 배포하고 전자파일은 해녀박물관 홈페이지에 게재해 특별전이 끝난 뒤에도 해녀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지난 1월 제주 해녀 항쟁을 이끈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선생을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보훈처가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사업을 시작한 1992년 이후 제주도 출신과 건국포장 수상자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좌임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해녀 항쟁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 정책에 적극적으로 저항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항일 운동이지만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9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과 함께 고증된 도록을 발간해 제주 해녀가 주도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