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대형견이 나무에 목이 묶인 채 의자 위에 간신히 서 있는 영상이 공개돼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동물자유연대는 순천의 한 주택에서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리트리버가 나무에 목이 묶인 채 플라스틱 의자 위에 두 발로 서서 앞발로는 불안한 듯 나무를 붙잡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자세를 바꾸거나 의자에서 떨어질 경우 나무에 목이 졸려 자칫하면 질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또 늦은 밤 리트리버가 주인을 피해 이리저리 달아나는 장면도 포착됐다.
동물자유연대는 홈페이지에서 “견주가 훈련이라는 이유로 개를 작은 의자 위에서 두 발로 나무를 붙들고 서 있게 하는 행동을 반복했다”며 “밤낮 가리지 않고 개에게 돌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고 위협적으로 대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동물 학대에 대한 경찰과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 의혹도 제기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학대받은 동물을 격리 조치하지 않은 채 견주에게 계도만 했다”며 “지자체는 경찰의 정식 요청이 있으면 격리 조치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법 제2조에 따르면 동물 학대란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다. 또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학대 신고 이력은 남아 있지만 입건됐는지 계도 조치에 그쳤는지 확인 중”이라며 “현재 내사 단계다. 견주 등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건 여부를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