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리오프닝 멀었나… 유럽 항공사 결항 속출

입력 2022-04-12 17:45
기사 내용과 무관한 여객기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유럽 항공사들이 승무원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BS는 “해외 항공사들이 승무원·승객의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수주 만에 코로나19 관련 인력 부족에 시달려 수백 편의 노선을 취소했다”며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기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연방 규정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한 상황에서 이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BS에 지목된 ‘해외 항공사’는 대부분 유럽계다.

CBS는 영국 항공정보 업체 시리엄 자료를 인용해 스위스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사례를 소개했다. 조앤 룬드그렌 이지젯 최고경영자(CEO)는 “부활절(4월 17일) 여행객 증가를 기대한다. 여름에는 2019년 수준의 성수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지난달 27일부터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하지만 시리엄 자료에서 이지젯의 영국발로 편성된 3517개의 항공편 중 202개는 결항했다. 이는 이지젯의 영국발 항공편의 5.74%에 해당한다. 이지젯 대변인은 CBS에 “평소보다 많은 직원이 감염병 증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결항 사유를 설명했다. 브리티시항공은 시리엄 자료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전체의 4%인 769편을 취소했다.

각국 항공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지난 3년간 경영난을 겪어왔다. 숙박·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이 적게 나타나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확산하면서 각국 항공·숙박·여행업계는 리오프닝(경기 재개)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항공사들의 사례를 보면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포스트 코로나’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아직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에선 승무원 감염에 따른 결항 사태가 빚어지지 않는 이유도 마스크 착용 의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경제학자인 에릭 페이글 딩 박사는 유럽 항공사들에서 속출한 결항 사태에 대해 “승무원과 승객이 마스크를 벗는 순간 확정된 일”이라며 “영국 정부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항공사들이 따른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조종사·승무원들이 코로나19로 결근하고 항공편이 대량으로 취소되는 건 충분히 예상됐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