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인선에 조언하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 없었다”…뒤숭숭한 인수위

입력 2022-04-12 17:01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인수위원 사퇴 선언으로 인수위 내부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인수위는 윤석열정부 출범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돌발 암초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위는 이 의원의 사퇴가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진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8명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던 내각 1차 인선에서 자신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12일 내놓으면서 공동정부 이상기류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태규 의원이 먼저 제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이 의원이) 대선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인수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을 저에게 전해왔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 의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다고 했느냐’는 질문엔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답을 피했다.

안 위원장은 이 의원의 인수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본인의 마음에 달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1차 인선과 관련해 “인선 과정에서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선 과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 위원장은 또 “지난 3월 야권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윤 당선인과) 공동으로 정권을 운영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고 공동정권 합의 사실을 상기시켰다.

안 위원장은 이어 “제가 인수위원장을 맡게 된 이유도 함께 새 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가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제대로 실행에 옮길만한 능력 있는 분들을 추천해 드렸지만, 인사는 당선자의 몫”이라고 말을 아꼈다.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발표한 8명의 장관 후보자 중 안 위원장 측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의원이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 원인은 인사에 대한 섭섭함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윤석열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 자리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이 행안부와 법무부 장관에 정치인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뉴시스

윤 당선인 측은 진화에 나섰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과 지난 단일화 과정부터 인수위 구성, 운영 때까지 깊은 신뢰를 갖고 대화해왔다”며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 저는 (이 의원에 대한) 신뢰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인사 문제가 이 의원 사퇴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동정부 구상이 파열음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안 위원장이 계신데 파열음은 없다”면서 “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얼마나 포함될 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인사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동정부뿐만 아니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