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에 따른 향후 경기 둔화 우려에 눌려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12일 26.34포인트(0.98%) 하락한 2666.76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보면 개인이 5628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4671억원, 기관은 12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앞으로의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 심리를 냉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78%를 돌파해 2019년 1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1.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던 쌍방울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쌍방울그룹에 인수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KB증권이 계획을 철회하면서다. 앞서 쌍용차 인수·합병(M&A)을 추진했던 에디슨컨소시엄이 자금 문제로 계획이 무산됐던 전력이 있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쌍방울그룹에 특수장비자동차 계열사 광림은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5.33% 떨어진 2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룹 주요 상장사인 쌍방울(-16.42%), 미래산업(-6.10%), 비비안(-5.85%), 아이오케이(-5.24%), 나노스(-3.05%)도 동반 급락했다.
KB증권은 이날 내부 논의를 통해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 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상과 달리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철회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쌍방울그룹은 KB증권, 유진투자증권 2곳에서 쌍용차 인수자금 45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증권은 쌍방울그룹의 자금조달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금융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었다. 하지만 KB증권이 참여하지 않기로 선회하며 인수자금 마련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쌍방울그룹에 대한 자금 조달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쌍방울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KH그룹 계열사도 내림세를 보였다. KH필룩스(-9.23%), KH E&T(-4.35%)도 하락 마감했다.
2. 게임주
중국 당국이 약 8개월 만에 온라인 게임 신규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하며 게임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번 발급명단에 국내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국내 기업 게임 역시 판호 발급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펄어비스는 코스닥시장에서 2.86% 오른 10만6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펄어비스는 오는 26일 중국에서 ‘흑색사막’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엠게임(1.40%), 데브시스터즈(1.40%), 액토즈소프트(0.38%)도 상승 마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넘게 아무런 설명 없이 신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가 전날 새로 발급한 45개 게임 타이틀 명단을 발표했다. 중국은 게임을 유해산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청소년 게임 중독 문제를 지적하며 사용 시간 규제 등 까다로운 조치를 추가했다. 한국 게임 업체 역시 판호 발급 중단으로 중국에 진출하지 못해왔다.
3. 삼성전자 [005930]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4거래일 연속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33% 떨어진 6만7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5일부터 14거래일째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도 1762억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며 내림세를 견인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2.26% 하락한 6만5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대외적 환경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월 116조 원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시사하며 유동성 회수를 예고했고,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