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가 12일 동해 공해상에 진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링컨호의 동해 공해상 진입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와 핵실험 재개 등 고강도 무력도발이 임박했다는 정보 판단에 따라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링컨) 항모는 (동해) 공해상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미 전략자산이라 운영과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을 저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미 해군연구소(USNI)도 이날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일본해(동해)에 있다”고 확인했다.
미 항모의 동해 공해상 진입은 4년 5개월 만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가 잇따르던 2017년 11월 로널드 레이건호(CVN-76),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 니미츠호(CVN-68) 등 항모 3척이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링컨호에는 스텔스 전투기 F-35C를 포함해 FA-18 슈퍼호넷 전투폭격기 등 함재기 80여 대가 탑재돼 있다. 링컨호가 이끄는 항모 전단은 핵 추진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순양함 등으로 구성된다.
당초 미 항모강습단 체류 기간에 한국 해군과의 연합훈련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연합훈련은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미 주요 직위자들이 링컨호에 탑승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과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등을 계기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한 데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했고, 이른 시일 내 ICBM과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링컨호의 동해 공해상 진입이 북한 도발 징후와 연관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미 항모강습단은 동해 공해상에 5일 정도 체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함재기를 동원한 지상 표적 타격 훈련과 풍계리 핵실험장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대상으로 한 정찰 작전 등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링컨호는 지난달 함재기 F-35C 등을 한반도 서해상으로 출격시키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하기도 했다.
한·미 당국은 링컨호의 동해 체류와 별도로, 이날부터 15일까지 상반기 연합훈련의 사전훈련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진행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주도하는 CMST는 전쟁 발발 전의 돌발 사태를 적절히 관리해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점검하는 훈련이다.
한·미는 이 사전훈련이 끝난 후인 이달 18∼28일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