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로 잘 알려진 게임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소니, 레고와 손잡고 ‘가족용 메타버스’ 구축에 나선다. 메타는 자체 가상현실(VR) 플랫폼에서 디지털 상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빅테크 업체들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소니와 레고의 지주 및 투자회사인 커크비(KIRKBI)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투자금은 소니, 커크비 각각 10억 달러다. 이번 거래에서 에픽게임즈의 가치는 315억 달러로 평가됐다. 거래 후 소니는 에픽게임즈 지분 4.9%, 커크비는 3%를 소유하게 된다. 소니는 이미 에픽게임즈에 4억5000만 달러를 투입해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투자는 에픽게임즈와 레고가 ‘가족 및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구축’에 협력키로 한 직후 이뤄졌다. 두 회사는 아이들이 레고 블럭 놀이를 하면서 쌓은 오프라인 경험을 메타버스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결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레고는 100여년간 창의적 놀이를 통해 어린이와 성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메타버스에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재미있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소니 등과의 협력으로 외연 확대를 기대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게임을 통한 메타버스 확대를 노리는 상황에서 콘솔게임 강자인 소니를 우군으로 둬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인기 게임인 동시에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캇 등이 콘서트를 여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개발도구인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이면서 게임스토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메타(옛 페이스북)는 VR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에서 가상 아이템과 효과를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아바타에게 입힐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개발하면 이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시범운영은 미국과 캐나다의 18세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메타는 수익화 모델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확장을 꾀하고 있다. 수익창출이 가능해지면 개발자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뛰어들 수 있다.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소규모로 진행하는 테스트이지만, 메타가 구축하려는 VR기반의 SNS에서 매우 중요한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라는 평을 받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애플리케인션 안에서 통용되는 자체 화폐 ‘로벅스’를 둔 것처럼, 메타도 자체 플랫폼에서 사용할 암호화페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