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정책경쟁하겠다. 부동산가격 자극않고 공급”

입력 2022-04-12 16:03

오세훈 서울시장이 ‘생태탕 논란’으로 얼룩졌던 지난해 4·7 재보선을 흑색선거로 규정하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선 정책 경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가격은 자극하지 않은 채 주택을 공급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선거가 지나치게 지엽적인 흑색선전으로 이뤄져 많은 시민이 실망했다”며 “이번 선거만큼은 비전 경쟁이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예비 후보에 대해선 “그 당 입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며 “어떤 후보가 나와도 바람직한 정책 경쟁을 통해 서울시민에게 기대감을 주는 선거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시의회 절대다수 의석과 24개 구청장을 민주당이 차지해 뭐하나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며 정책 수행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지방선거에서 여야간 균형을 맞춰줄 것을 우회 촉구한 셈이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전날 원 후보자와 통화하며 차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기조하에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주택공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할 때도 각별히 이 점을 주문했고, 원희룡 후보자와 통화할 때도 함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택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을 기조로 하는 서울시 핵심 주택정책 대다수를 새 정부가 공약으로 채택했다. 그간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운 것들이 이제 하나하나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이후에는 사대문 안 도심을 고층 빌딩과 녹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녹지생태도심 개념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발표될 것”이라며 “빌딩 숲과 나무숲이 공존해, 1㎞ 위 상공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은 다 초록빛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문제를 두고선 “몇몇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해적인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대통령 당선인께 분명한 목소리로 전달했다. 특히 금융 규제 등을 과감히 풀어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달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본인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선 “마치 재산 증식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는 것처럼 공격받는 마당에 (주식 보유)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다”며 “지금 주식값이 많이 떨어져 반 토막이 났지만, 감수하고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은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총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하지만 오 시장은 이의를 제기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었다.

강준구 김이현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