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작심 비판…“내각 인선, 조언 기회 없었다”

입력 2022-04-12 15:25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2일 윤석열 당선인의 초대 내각 인선에 대해 “인선 과정에서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작심 비판했다.

안 위원장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전날 인수위원직을 돌연 사퇴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안 위원장이 윤 당선인의 내각 조각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 정부 내각 인선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안 위원장은 “제가 나름대로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인사 기준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으며 또 도덕성이 있고 그것을 이룰만한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지난 3월 3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으로 정권을 교체하고 인수하고 운영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며 “제가 인수위원장을 맡은 이유도 함께 새 정부 청사진을 그려가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기에 그 일을 맡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만한 능력 있는 분들을 추천도 해드렸다”며 “그렇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 아니겠냐”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의원의 인수위원직 사퇴 이유에 이런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안 위원장은 “(이 의원이) 저에게 먼저 사퇴 의사를 밝혀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이 의원이 대선 과정과 후보 단일화 과정, 인수위를 하면서 중압감에 관해 이야기를 했고 본인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음에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 저 나름대로 (이 의원을) 설득했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굳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의 돌연 사퇴를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공동정부 구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윤 당선인 측은 연일 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파열음은 없다”며 수습에 나섰다.

장 비서실장은 “이 의원과 늘 소통해왔고 믿음을 가지고 대화를 나눠왔다”며 “향후 정부 창출에도 함께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많이 지쳐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며 “이 의원과의 신뢰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