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출산과 결혼이 애국이자 암 치료 특효약’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해 논란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빌딩에 위치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결혼과 출산이 애국이라고 한 칼럼에 대한 비판이 거센데 어떤 입장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하고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외과의사로서 지역 신문에 기고한 글”이라며 “그 당시 의료 문제의 핫이슈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하는 그런 성격의 글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외과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2012년 10월 29일 대구 지역일간지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요즘 와서 보면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며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 만일 셋 이상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으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썼다.
그는 “미국 메릴랜드 연구팀이 폐암 환자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독신인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산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며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다”라고도 했다.
오미크론 유행 국면에서 방역 정책의 키를 잡게 될 정 후보자는 새 정부의 방역정책 방향성에 관한 질문에 “코로나19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 국민의 피로감과 인내력이 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정책이란 건 항상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고려해서 중간쯤에서 만나야 하지 않겠나 조심스레 생각해본다”라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엄중한 시기에,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 할 막중한 위치에 내정돼 굉장히 마음이 무겁고 두렵기도 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복지 분야가 아닌 보건 분야 전문가인데 현안을 잘 챙길 수 있겠냐는 질의에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따지고 보면 저도 처음부터 의료전문가가 아니었듯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복지부에 유능한 실무진이 많으니 소통해가면서 슬기롭게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는 당연히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그렇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