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에 김일성 생일까지 겹쳤다…한반도 ‘위기의 한 주’

입력 2022-04-11 18:32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우려되는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또 12일부터는 한·미 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된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도발할 가능성이 커 ‘위기의 한 주’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김일성 광장에 많은 인원을 집결시켜 ‘군중대회’로 추정되는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군중대회는 수만 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도 병력 위주로 준비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은 이날 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공식 집권 10년을 맞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 혁명 박물관에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투쟁시기관’이 새로 꾸려졌다”며 김 위원장 시기를 다룬 이른바 ‘김정은관’이 신설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일성·김정일의 활동 기록과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 곳에 김정은관을 별도로 마련한 것은 김 위원장을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려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런 정치적 일정을 계기로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해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으로선 한·미 연합훈련이라는 변명거리도 생겼다. 한·미 군 당국은 연합훈련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12~15일 진행한 뒤 18~28일에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북한이 어떤 도발을 선택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을 비교적 조용히 넘어간 만큼 이번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군 정찰위성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난달 16일 화성-17형 시험발사가 실패해 미사일 도발은 자제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화성-17형만큼 의미를 부여할만한 미사일을 쏴야 하는데 김일성 생일이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 관련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만t급)가 15일을 전후로 동해 공해상에 진입해 5일가량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항모의 동해 진입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 기간 한·미 해군간 연합훈련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 주요 직위자들이 항모에 탑승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