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장관 지명한 尹의 당부 “시험대이자 독배”

입력 2022-04-11 18:18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이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하면서 (장관 자리가) 시험대이자 독배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원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정부과천청사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윤 당선인이 별도로 하신 말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윤 당선인께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 안정에 대한 희망을 되살리라고 주문하셨다. 평생 근로 소득에 의해서 내 집 마련과 자산 형성을 할 수 없는 사회라면 과연 어떤 정권이 국민에게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또 “젊은 세대들이 영혼을 끌어 빚을 내서 집 마련을 하는 그 절망감을 정치인으로서 영혼을 다 바쳐서, 결과적으로 가격을 잡아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직하고 용기 있는 정책을 펴 달라”고 당부했다고 원 후보자는 전했다.

원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 전반에 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집값을 단번에 잡을 수 있다거나 정부의 정책 수단 몇 번의 조치로 시장을 제압할 수 있다는 오만하고 비현실적인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이치와 전문가들의 식견을 최대한 겸허하고 정직하게 잘 받아들이며 국민의 뜻과 새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잘 융합돼서 한발 한발 구체적 성과가 나오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부동산 규제 문제와 관련해선 “지나친 규제 완화가 잘못된 가격 신호로 갈 수 있는 그런 방식의 공급은 윤석열 정부의 미래 청사진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완화 정책을 펴더라도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 후보자는 “이론적이고 획일적인 접근보다는 지나친 규제 완화 또는 시장에서 악용될 수 있는 잘못된 시그널로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정교하고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 오후 2시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국토장관을 포함한 8개 부처 장관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원 후보자에 대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하고, 지역의 공정한 발전을 위해 광역교통체계를 설계하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