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캠 학생에 서울캠 졸업장?” 한국외대 학사 개편 시끌

입력 2022-04-11 17:27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교내 본관 앞에서 학사 구조 개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총학생회 측 제공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추진 중인 학사 구조개편에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교는 서울캠퍼스와 용인 글로벌캠퍼스의 유사학과 12개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특히 용인캠퍼스 학생들에게 학교가 서울캠퍼스 졸업장을 발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11일 교내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안을 전면 재논의하고 학생 의견을 반영하라”며 “구조조정안 규정에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고 우려가 된다고 말했지만 (학교 측은) 그대로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외대는 지난 4일 서울캠퍼스와 용인 글로벌캠퍼스 간 12개 유사·중복학과 구조조정안을 논의한 뒤 폐과 존치 결정을 내렸다. 대상은 용인 글로벌캠퍼스의 통·번역대학 8개 학과, 국제지역대학 4개 학과다.

폐과 존치 대상이 된 학과는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해당 학과 재적생이 남지 않는 시점에 폐과한 뒤 서울캠퍼스의 관련 학과로 통합된다. 학교 측은 이 경우 폐과 학과를 졸업한 학생은 서울캠퍼스의 통합 학과 명의로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용인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폐과 존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육권과 졸업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도 “시혜적인 관점에서 주어지는 7~8년의 졸업증명서로는 결코 해소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캠퍼스의 졸업증명서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이원화 캠퍼스라는 본질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캠퍼스 간 갈등을 조장하는 학위 장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외대는 이에 입장문을 통해 “구조조정은 학교의 혁신을 위한 자율적 구조개혁으로 조사와 논의, 간담회를 20회 이상 실시했다”며 “학내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사 구조 개편은 지난달 취임한 박정운 신임 총장의 공약이다. 박 총장은 “사회 수요를 고려해 유사·중복 학과의 구조조정을 통해 각 캠퍼스의 학문적 정체성과 독립성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