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미국 뉴욕증시의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기술주 하락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11일 전날보다 7.29포인트(0.27%) 내린 2693.10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5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1253억원, 기관은 27억원씩 사들였다. 국채금리 이슈 외에도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지역의 물류대란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우려 등이 외국인 매도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1. 쌍용차 인수전
쌍용차 인수전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쌍방울그룹과 KG그룹 계열사 주가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쌍방울은 이달 초 EY한영에 구두로 인수 의향을 밝힌 데 이어 최근 매각 주관사인 EY한영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KG그룹 역시 지주사격인 철강사 KG케미칼을 앞세워 지난 6일 쌍용차 매각 주관사 EY한영 측에 인수의사를 전했다. 관건이 되는 자금력은 KG그룹이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방울은 전날보다 4.40% 뛴 950원에 마감했다. 반면 계열사 광림은 3.02% 하락했다. 앞서 쌍방울은 지난달 31일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3거래일 만에 주가가 100%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다시 폭락하는 등 널뛰기 흐름을 보였다.
KG그룹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KG스틸우는 가격제한폭(29.89%)까지 치솟았고 KG스틸은 1.27% 상승했다. KG케미칼(12.77%), KG ETS(5.35%), KG모빌리언스(1.27%)도 상승 마감했다.
2. 삼성전자 [005930]
삼성전자가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0.15% 오른 6만7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거래일 만에 오름세 전환이다. 장 초반 6만74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지난달 25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도 하는 외국인이 최근 주가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이날도 868억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상승한 점을 생각하면 의외의 흐름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0.32% 증가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17.76% 늘어난 77조원을 기록했다.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이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주가는 6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는 등 수급 악화의 이유는 대외적 환경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월 116조원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시사하며 유동성 회수를 예고했고,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반도체 업종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야기될지 모르는 경기 둔화 우려”라며 “에너지를 넘어 식료품과 임금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면 가계의 비필수재인 기업공개(IT) 내구재 소비 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의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여전히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력이 더 커 보인다”고 예측했다.
3. 현대차 [005380]
현대차와 기아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70% 오른 17만9500원에 마감했다. 기아는 3.47% 오른 7만7500원에 장을 닫았다.
회사 측 실적 자료에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판매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총 6만4417대다. 전체 내수 판매(27만3762대)의 23.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비중(14.1%)보다 9.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는 최근 보도에서 아이오닉5를 소개하며 “현대차는 초고속 충전 시스템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을 통해 전기차 산업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1분기 실적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가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한 1조704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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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