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한국판 ‘멍멍 순찰대’가 뜬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불법 상황이나 생활불편 발견 시 해당 기관에 신고하는 반려견 순찰대가 시범 운영된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전국 최초로 서울 반려견 순찰대를 시범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2003년 일본 도쿄도 세타가야구 세이죠 경찰서 관내에서 자원봉사 활동으로 시작됐다가 전국으로 확산된 ‘멍멍 순찰대’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참여한 멍멍순찰대는 범죄 예방은 물론 치매 환자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하거나 기차 선로의 자살 시도자를 막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주목받았다.
서울시 반려견 순찰대의 별칭은 ‘해치-펫트롤(Hachi-Petrol)’로, 서울시 상징인 해치에 반려견(Pet), 순찰대(Patrol)를 합한 용어다.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두 집 건너 한 집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점을 활용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잠재적 범죄요인을 선제적으로 조치하고, 올바른 애견 산책문화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찰대는 5월부터 두 달간 강동구에서 시범 운영되며, 오는 27일까지 강동구 거주 반려인 100명을 모집한다. 주3회 이상 주기적으로 반려견과 산책하며 순찰대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모두 지원가능하다. 강동구 소재 ‘리본 센터’ 반려견 교육을 수료한 사람이나 유기견 입양자는 우선 선발된다.
순찰대는 산책 중 거주지 곳곳에서 범죄 위험요소나 위급 상황을 발견하면 112로, 시설물 파손 등 생활 불편 사항은 120에 신고하면 된다. 시범운영 종료 후엔 참여자 및 지역주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업 운영 효과를 분석한 뒤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4일 자치경찰위원회와 강동구, 강동경찰서,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 간 4자 업무협약도 체결한다. 강동구는 순찰대 모집·홍보와 120 신고 조치 교육, 반려견 교육 장소 제공 등의 업무를 맡는다.
강동경찰서는 순찰요령 및 안전 교육, 112 신고사항에 대한 조치 방법을 교육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범죄예측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반려견 전문교육기관인 유기견없는도시는 해치 페트롤의 사회적 신뢰성 확보를 위한 선발 심사, 반려견 예절교육 등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김학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장은 “지역주민이 범죄예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치안 문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