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박근혜씨 아닌 전직 대통령으로 불러야”

입력 2022-04-11 15:35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결과, 핵미사일 동향 등 국정원 보고에 대한 긴급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 의원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박근혜씨가 지지선언하기 전에 했던 여론조사인데도 (유영하 변호사 지지율이) 꽤 나오던데 더 올라간다고 봐야 되는 것이냐”고 묻자 “전직 대통령을 다 ‘씨’라고 부르냐”고 되물었다. 이에 진행자가 “탄핵당한 분이기 때문에 호칭 정리가 그렇게 돼있다”고 답하자 하 의원은 “그래도 전직 대통령이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방송을 마친 후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MBC 라디오에 출연했다가 진행자가 박 전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호칭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며 “전직대통령 예우법에 준해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전직대통령 예우법은 호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팩트체크를 해보니, 금고 이상의 형 확정이나 재직시 탄핵됐을 경우 연금이나 기념사업, 보좌진 등의 예우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돼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오히려 이 법의 정의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며 “‘전직 대통령이란 헌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대통령으로 선출돼 재직했던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역사적 평가에 따라서 호칭이 달라진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재인씨라고 부르는 일부 정당의 부적절한 행동 또한 합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이 어떤 호칭을 선택할지는 자유의 영역이며 존중받을 수 있지만 공공의 보도영역에 있는 언론사는 다르다”며 “전직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예우’가 아니라 ‘팩트’인데, 언론사마다 이 팩트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진영으로 갈가리 찢겨진 민심의 또 다른 표출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