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재킷의 주인공은 ‘세계에서 가장 핫한 골퍼’ 셰플러

입력 2022-04-11 15:20 수정 2022-04-11 15:21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스코티 셰플러(26·미국)였다. 최근 2달 전까지만 해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도 획득하지 못했던 셰플러는 최근 6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핫한 골퍼’로 떠올랐다.

셰플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10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2022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총상금 15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그는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3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셰플러는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한 타 차로 쫓겼으나 3번 홀에서 칩인 버디를 잡으며 차이를 벌렸다. 14~15번 홀에서도 타수를 줄이며 5타 차 단독 선두로 18번 홀(파4)에 나선 그는 더블 보기에도 불구하고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셰플러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컸던 대회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아침에 아내에게 안겨서 아이처럼 엉엉 울었는데, 아내가 나를 달래줬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며 “골프를 잘 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에 계속 열심히 연습해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셰플러는 ‘명인 열전’ 마스터스 대회까지 제패하면서 대세임을 입증했다. 2020시즌 PGA 투어 신인왕 출신이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셰플러는 최근 두달 사이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WM피닉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그는 지난달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월드골프챔피언십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세를 탄 셰플러는 메이저 대회까지 우승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시즌 우승 상금도 1009만8014달러(124억3000만원)에 달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매킬로이는 이날만 8타를 줄이며 맹추격했지만, 더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1라운드에 선두로 나섰던 임성재는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하며 공동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흐름은 나쁘지 않았는데, 퍼트 실수가 많이 있어 아쉬웠다”며 “마지막 라운드가 이렇게 끝나 아쉽지만, 이를 계기로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1년 4개월 만에 복귀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13오버파 301타를 기록해 공동 4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큰 부상을 당했던 우즈는 72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