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챔피언 셰플러, 2개월 상금만 110억원

입력 2022-04-11 12:08
스코티 셰플러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2021-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뒤 그린재킷을 입고 밝게 웃으며 트로피를 들고 있다. UPI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26·미국)가 생애 처음으로 그린재킷을 입고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지난 2월 피닉스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쌓을 때만 해도 ‘벼락 스타’로 평가됐던 셰플러는 불과 2개월 사이에 투어 통산 4승을 수확했고, 상금 887만 달러(약 110억원)를 쓸어 담았다.

셰플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2021-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 대회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치고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는 10언더파 278타. 지난 1라운드만 해도 임성재의 이름이 올라왔던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은 셰플러의 차지였다.

마스터스 개막을 앞두고 PGA 투어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 20명 중 셰플러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예상을 뒤집고 셰플러는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것도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서였다.

2019-2020시즌 신인왕을 차지하고도 지난해까지 1승도 올리지 못했던 셰플러는 지난 2월 피닉스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한 뒤 마스터스까지 2개월 동안 출전한 6개 대회에서 4승을 쌓았다.

그 사이 수확한 상금만 887만 달러가 넘는다. 셰플러는 지난달 28일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지만, 금세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이런 평가도 마스터스 우승으로 말끔히 씻어냈다.

셰플러는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308야드(24위)를 기록하는 장타자다. 그는 신장 191㎝의 장신이다. 그린 적중률 71.26%(6위), 평균 타수 69.696타(3위)로 고른 기량을 가졌다.

셰플러의 기량을 완성한 건 침착함이다. 그 잠재력을 끌어낸 건 지난해 11월 RSM클래식부터 셰플러와 동행한 캐디 스콧이다. 스콧은 2007년부터 버바 왓슨(미국)의 캐디를 맡아 두 번의 마스터스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가을 은퇴를 계획하던 스콧에게 셰플러는 먼저 다가가 캐디를 제안했다. 무관의 신인왕이던 셰플러는 스콧을 만난 뒤 PGA 투어 첫승, 세계 랭킹 1위, 마스터스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우승 기자회견에 그린재킷을 입고 나타난 셰플러는 소감을 준비하지 못한 듯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기장(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