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0일(현지시간)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팀도 6대 12로 패하며 개막 2연승 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토론토 타선은 1회말 공격에서 조지 스프링어가 솔로 홈런, 맷 채프먼이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3회까지 6득점을 올리며 류현진을 지원사격 했다. 6-1로 앞선 3회까지 류현진도 2회 닉 솔락에게 허용한 피홈런 한 개를 제외하고는 안정적 투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손쉽게 거둘 분위기였다.
하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찾아온 4회 한 번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텍사스 선두타자 미치 가버에게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준 뒤 4번 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어가나 했지만 안디 이바녜스, 솔락, 찰리 컬버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 텍사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과 커터를 기다렸다는 듯 받쳐놓고 때렸다.
설상가상으로 조나 하임의 타구가 류현진의 왼쪽 다리를 맞고 굴절되며 내야 안타까지 허용했고, 결국 6-4로 앞선 상황에서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1사 1, 3루에서 구원등판 한 줄리언 메리웨더가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투구 수는 70개였고 직구 26개, 체인지업 17개, 커브 17개, 컷패스트볼 10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실투가 몇 개 나온 게 장타로 연결됐다. 1회부터 직구나 변화구나 제구가 괜찮았는데 쓸데없는 볼넷이나 이런 것이 안 좋았다”고 복기했다. 이어 “공이 가운데로 몰리니 강하게 맞았고 수비를 뚫고가는 타구가 나왔다”며 “제구가 받쳐줘야하는데 4회에는 그게 안됐다”고 덧붙였다. 타구에 맞은 부위에 대해선 “허벅지 쪽에 맞았는데 괜찮다”며 다음 등판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직장폐쇄로 인해 짧았던 스프링캠프 기간이 미친 영향에 대해선 “그래도 투구수는 80개까지 던졌는데 보통 그정도 하고 시즌을 치른다. 내가 잘던졌다면 괜찮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의 피칭에 대해 “처음에는 날카로웠는데 4회에 그 모습을 잃었다. 실투가 너무 많았다”며 “상대는 강한 타선을 갖춘 팀이고 실투는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라고 평가했다. 몬토요 감독은 다만 “선발들이 제대로 빌드업을 하지 못했다”면서 류현진을 비롯한 개막 3연전 선발 부진에 짧은 스프링캠프의 여파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