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은해, 고유정과는 다른 유의 사이코패스”

입력 2022-04-11 11:14 수정 2022-04-11 13:51
'가평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인천지방검찰청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11일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에 대해 “고유정과는 다른 방식의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진단했다. 지명수배된 이씨와 내연관계로 알려진 조현수(30) 외에 추가로 공범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며 조직적인 보험사기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은해, 공감 못 하는 사이코패스”

이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씨와 고유정이 많이 비교되는데 둘의 동기에는 180도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유정은 일종의 불만 표현 범죄다.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일종의 분노에서 기인한 동기”라면서도 “이씨는 분노도, 공포도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도구처럼 저 사람을 물에 빠뜨려서 그로 인한 이익을 얻겠다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가평 계곡에서 이씨와 함께 온 남성들이 이씨의 남편 윤상엽(사망 당시 39세)씨를 깊은 물에 밀어 넣는 과정에서 이씨가 ‘쟤가 뜨는 게 신기하지 않아? 쟤 어떻게 뜨냐’라고 발언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남편이 나머지 남자들에 의해서 아주 곤궁에 처한 상황이다. 수영도 못하고 공포를 호소하고 있는데,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이 공포를 호소하면 그 공포가 감흥이 온다. 이게 공감 능력”이라며 “이씨 반응을 보면 전혀 공감 능력을 읽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포조차 잘 공감이 안 되는,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러한 깔깔대는 웃음소리. 이게 주류의 정서로 읽힌다”며 “이런 것들이 공포에 대한 둔감성, 그리고 타인에게 잔혹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결국 사이코패스 맞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연합뉴스

“조직적 사기·살인 범죄 이뤄진 듯”

이 교수는 또 이씨의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씨가 연루된 모든 의혹이 단독 범행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경찰의 초기 수색 단계부터 공범 가능성을 의식하고 폭넓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조건만남도 개인이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10대) 당시부터 가출해서 동거했던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남녀 복수의 친구들이 있었던 같다”며 “그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된 것 같고, 여행보험도 부정 수령을 했지만 문제는 교통사고 관련 흔적들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수령한 흔적, 이런 것들을 지금 추적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 외에도 여러 가지 공범으로 추정되는, 함께 등장하는 남성 중에는 마약 전달책이었다는 사람의 존재도 확인된다. 지금 이씨 개인에게만 주목할 게 아니라 이씨와 연관된 친구, 공범 관계에 있던 사람 또는 동료, 이런 사람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공범 조씨의 행방과 관련해선 “(이씨와 조씨) 두 사람이 부부관계는 아니다. 꼭 둘이 같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사실 없다”며 “더 넓게 전제하고 이 사람들의 지인, 공범, 과거 공범까지 전부 수사해야 지금 행적을 추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