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고시원 새벽 화재로 2명 사망… 방화 가능성 조사

입력 2022-04-11 10:59 수정 2022-04-11 11:18
11일 오전 6시 33분쯤 화재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시원 화재 현장.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60대와 70대 노인 두 명이 숨졌다.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따르면 11일 오전 6시 33분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한 고시원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와 70대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사망자들은 고시원 복도에서 쓰러진 채 구급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이후 피해자들이 대피하던 중 복도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은 각각 25호 앞 복도와 휴게실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불이 고시원 2층 26호에서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초 발화 지점 근처에서 머물던 사망자들이 대피 과정에서 복도에서 연기를 흡입하고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로 사망한 70대 남성은 최근 9년 정도 이 고시원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원 관계자는 “(해당 남성이) 여동생으로부터 매달 50만원씩 용돈을 받아 생활하다가 최근에는 여동생과도 연락이 끊긴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망자인 60대 남성은 원래 머물던 인근 고시원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서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이 고시원으로 옮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난 고시원에는 모두 19명이 투숙 중이었는데, 40대 1명과 50대 3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이 고시원에 머무는 이들은 대부분 별다른 직업 없이 일용직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과 연이 끊긴 채 홀로 생활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사망자 2명 외 17명은 모두 자력으로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