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에 판 아파트가 26억 돼”…원희룡 부인이 전한 사연

입력 2022-04-10 18:33 수정 2022-04-10 18:34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 사진은 그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당시인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제주지사 시절 매도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3배 이상 올랐다는 사연이 재조명받고 있다. 그는 국내 부동산 정책을 이끌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10일 내정됐다.

원 후보자의 부인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지금은 3배나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원 후보자는 목동아파트 단지가 있는 서울 양천구갑 선거구에서 3선 의원을 지내면서 목동에 터전을 마련했다. 그러나 2014년 지자체 선거에서 제주지사에 당선되면서 거처를 제주로 옮겼다.

목동아파트를 보유한 채 제주지사 공관에 거주할 수 있었지만 원 후보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부인 강씨는 “사실 저는 목동 아파트를 팔고 싶지 않았지만, 남편이 ‘정치하면서 재테크 안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압박해 8억3000만원에 팔았다”면서 “(그 아파트가) 6년 만에 26억이 되더라”고 말했다. 강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넘겼지만,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분노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강윤형씨. 뉴시스

강씨는 또 “제주지사 관사가 3000평이나 되는데 남편이 ‘도민 세금을 우리 둘(원 후보자 부부)을 위해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해 어린이도서관과 평생교육관으로 조성하고 제주에 집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저희는 제주에 집이라도 있지 (문 정부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좌절감을 줬느냐. 노동의욕을 꺾는 일”이라며 “집값을 올려 서민들과 청년들을 괴롭혔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원 위원장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고 발표하며 “(원 후보자는) 2번의 제주지사를 지내며 혁신적 행정을 펼쳤고 대선 선대위 정책본부장으로서 주요 정책·공약을 설계했다”며 “특히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원 후보자는 이날 국토부 장관 후보자 내정 직후 “국토부 장관 후보로서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꿈을 잃은 젊은 세대에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