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제주지사 시절 매도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3배 이상 올랐다는 사연이 재조명받고 있다. 그는 국내 부동산 정책을 이끌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10일 내정됐다.
원 후보자의 부인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지금은 3배나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원 후보자는 목동아파트 단지가 있는 서울 양천구갑 선거구에서 3선 의원을 지내면서 목동에 터전을 마련했다. 그러나 2014년 지자체 선거에서 제주지사에 당선되면서 거처를 제주로 옮겼다.
목동아파트를 보유한 채 제주지사 공관에 거주할 수 있었지만 원 후보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부인 강씨는 “사실 저는 목동 아파트를 팔고 싶지 않았지만, 남편이 ‘정치하면서 재테크 안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압박해 8억3000만원에 팔았다”면서 “(그 아파트가) 6년 만에 26억이 되더라”고 말했다. 강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넘겼지만,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분노했다.
강씨는 또 “제주지사 관사가 3000평이나 되는데 남편이 ‘도민 세금을 우리 둘(원 후보자 부부)을 위해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해 어린이도서관과 평생교육관으로 조성하고 제주에 집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저희는 제주에 집이라도 있지 (문 정부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좌절감을 줬느냐. 노동의욕을 꺾는 일”이라며 “집값을 올려 서민들과 청년들을 괴롭혔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원 위원장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고 발표하며 “(원 후보자는) 2번의 제주지사를 지내며 혁신적 행정을 펼쳤고 대선 선대위 정책본부장으로서 주요 정책·공약을 설계했다”며 “특히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원 후보자는 이날 국토부 장관 후보자 내정 직후 “국토부 장관 후보로서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꿈을 잃은 젊은 세대에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