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오세훈 이기는 후보 있겠나…싸우는게 책임지는 것”

입력 2022-04-10 17:3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장 출마 배경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공식 공모 절차를 거쳐 마감됐으니 그에 따라 경선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 출마에 대해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다. 그러면 당원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국회의원 몇 명이 자기 생각을 당원들에게 강요할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서울시장 공천 신청이 마감됐음에도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전략공천’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반박하며 경선을 거쳐 시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송 전 대표는 “172석을 가진 제1정당이 주먹구구식으로 당을 운영하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원칙을 지키지 않고 당헌·당규를 무리하게 개정했다가 국민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해야 할 시간도 촉박한데, 갓 쓰고 망건 쓰다 장 다 파한다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오세훈 시장을 이기는 후보가 어디 있겠느냐”며 “경선으로 공약을 홍보할 기회를 주지 않고 ‘레디 메이드 허니’, 즉 이미 만들어진 꿀단지를 찾아다니는 수동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국민의 감동을 얻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장 출마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자신의 출마에 반대하는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는 “그런 열정과 시간이 있으면 진작 서울시장 후보를 찾고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것도 안 하다가 송영길이 나간다니 공격하는 것은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자가 다시 출마하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에는 “지금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분들이 누가 있느냐. 다 공동선대위원장 아니냐. 지금 당을 이끄는 분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싸움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에 앉아 있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 아니면 누가 보더라도 질 거라고 생각해 감히 출마 선언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을 위해 다시 한번 희생하겠다는 자세로 나서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 반문하며 “국회의장 도전 기회도 포기하고 현역 의원 임기 2년도 포기하고, 당을 위해 싸워달라는 요청에 부응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당에 책임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86 용퇴론’과 관련해서는 “제가 쓴 말이 아니고 저는 누구에게 용퇴를 강요한 바 없다”며 “(86)세대의 동질성이 다 희석됐고, 개별적으로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 전략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부동산 투기 천국으로 돌아갈 위험이 매우 크다. 오세훈 시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맞서 민주당의 부동산 솔루션을 제시할 후보가 필요하다”며 “유엔 제5본부를 서울에 유치해 글로벌 국제도시의 위상으로 만들 준비를 했다. 다음 주에 구체적 청사진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