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남은 쌍용차, ‘스토킹 호스’ 방식 재매각 추진

입력 2022-04-10 16:13 수정 2022-04-10 16:30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에 남은 시간은 6개월뿐이다. 4, 5개 기업이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자금력이나 미래전략 측면에서 ‘믿고 맡길’ 기업은 없다. 어떻게든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쌍용차는 ‘스토킹 호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조만간 서울회생법원에 재매각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 매수권을 가진 인수자를 선정한 상황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공개 입찰로만 하면 저가 입찰이 우려돼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인수예정자를 선정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다. KG그룹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KG케미칼을 축으로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KG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9315억원이다. 자금력만 놓고 보면 가장 유리하다. 인수에 성공하면 강판 등의 철강재를 생산하는 계열사인 KG스틸이나 황산니켈 공급 자회사 KG에너켐과의 시너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에 나섰다. 광림의 지난해 매출은 188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KG그룹보다 자금력은 부족하다. 이차전지와 특장차 생산업체인 이엔플러스도 지난 4일 쌍용차 인수를 검토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553억원을 기록한 이엔플러스의 쌍용차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외에도 1, 2곳이 쌍용차 측에 인수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 가운데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 곳이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로 시장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를 하려면 전동화 전환이 필수다. KG그룹이나 쌍방울이 이런 비용을 감당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