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서, 캘리포니아에서…BTS 찾아 ‘보라해가스’로

입력 2022-04-10 11:30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공연을 4시간 앞둔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 서있다. 임세정 기자

“BTS는 언제나 긍정적인 메시지를 줘요.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하고 스스로 위축됐었지만 지난 가을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이후로 에너지를 많이 되찾았어요.”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앞에서 만난 클레어 킴(18)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플로리다 주에서 아버지와 함께 왔다는 킴은 “방탄소년단(BTS) 공연도 보고 가족여행도 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면서 “언제나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부모님도 아미 활동을 지지해준다”고 말했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2회차 공연이 열리는 이날 오전부터 공연장 앞은 보라빛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공연 시간은 오후 7시30분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BTS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곳곳에서 팬들이 모여들었다. 팝업스토어에서 굿즈를 사기 위해 일찌감치 도착하기도 하고, 굿즈를 직접 만들어 나눠주는 팬들도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온 카일라 심슨(23)은 체감 온도 36도의 더위에도 낮부터 친구들과 함께 입장 대기 줄 앞에 서서 ‘보라해가스’를 외치고 있었다. 보라해가스는 BTS 팬덤의 응원 구호인 ‘보라해’와 라스베이거스를 합성한 것이다. 공연을 앞두고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선 ‘보라해가스’ 문구가 적힌 보라색 전광판이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보라색 반팔 원피스를 입은 심슨은 “팝업스토어를 둘러보려고 오전에 왔다. 가까운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BTS의 말이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전날인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1회차 공연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오프닝 곡 'Fire(불타오르네)'를 부르자 팬들이 이에 맞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도 있었다. 지난 LA 콘서트에 이어 이번에도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박지민(32)씨는 1,2회차 공연을 보고 다음날 귀국한다.

박씨는 “BTS 멤버들이 직접 했던 말이 나중에 노래가사로 나와 늘 진심이 느껴지고, 힘든 순간에 위로가 된다. 그게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라며 “혹시 멤버들이 군입대를 하게 되면 한동안 공연을 못볼 것 같아서 무리해서라도 왔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고, 라스베이거스 어딜 가도 BTS 공연을 보러 왔냐는 질문을 받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LA), 지난 3월 서울 공연과 마찬가지로 이번 공연 역시 ‘퍼미션 투 댄스’의 노래 가사처럼 ‘걱정 없이, 마음 가는대로 마음껏 춤을 추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이번 공연은 콘서트와 도시를 연결한 축제 형태를 선보였다. 공연 세트리스트는 서울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유닛곡이나 솔로곡 없이 모든 순간을 멤버들이 다 함께 할 수 있는 노래로 구성됐다.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