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왕조 시작’ 대한항공 2연속 통합우승… 링컨 MVP

입력 2022-04-09 17:25 수정 2022-04-10 15:23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구단 창단 이래 새 역사를 썼다. KB손해보험은 ‘말리폭격기’ 케이타가 홀로 57득점을 기록, 챔피언결정전 역대 최다득점을 갈아치웠으나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멈춰야 했다.

대한항공이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대 2(25-22, 22-25, 24-26, 25-19, 23-21) 풀세트 접전 끝에 KB손해보험을 꺾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한항공의 2번째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코로나19로 축소된 3전 2선승제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은 1·3차전을 승리해 2승 1패로 우승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정지석이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득점 이상)을 포함, 총 31점(공격성공률 62.16%)을 득점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 링컨 역시 34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1차전 최다 득점으로 활약했던 링컨은 챔프전 MVP에 올랐다.

KB손해보험은 전천후 공격수 케이타를 앞세워 첫 챔프전에서 우승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케이타는 홀로 57점을 내며 자신의 최다득점 기록은 물론, 역대 챔프전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V리그 최고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이전 챔프전 최다득점은 가빈(삼성화재)이 세운 53점이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래 남자부 통합우승은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단 3팀뿐이다. 이중 2년 연속 통합우승은 대한항공 외에 삼성화재뿐이다. 삼성화재는 2011~2014년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일궜다. 대한항공이 2022-2023 시즌까지 통합우승 한다면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다. 여자부는 흥국생명(2005~2006, 2006~2007)이 유일한 2년 연속 통합우승팀이다.

대한한공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핀란드 출신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선임하며 변혁을 택했다. 지난 시즌 구단의 첫 통합우승을 이끈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작별한 뒤, 1987년생 지도자를 새 사령탑에 앉히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선수 경력이 없고 지도자 경력도 길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시즌 초 시행착오도 겪었다. 한 명에 의존하는 대신 여러 선수를 투입, 공격 루트를 다양화했으나 초기 성과가 저조하며 1라운드 2승 4패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정지석이 데이트폭력 및 불법촬영 혐의로 전력에서 이탈한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선수들이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하고, 주포 정지석이 논란 끝에 복귀하면서 반등하며 역대 가장 치열했던 리그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KB손해보험은 아쉬운 마무리를 했지만,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냈다. 정규리그에서는 사상 첫 2위에 올랐다. 기존 최고기록은 전신인 LIG 시절을 포함해 2005, 2005-2006, 2020-2021 시즌 3위다. 포스트시즌에서는 16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데 이어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에도 올랐고, 지난 2차전에서는 첫 챔프전 승리 경험도 했다.

그 중심에 압도적 공격력을 자랑하며 각종 기록을 세운 케이타가 있다. 1285득점을 기록하며 V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공격성공률(55.51%)과 서브(세트 당 0.768개)로 1위에 올랐다. 케이타는 2021-2022 시즌 6라운드 중 1·3·4·6라운드에서 MVP를 수상, V리그 역대 최초로 한 시즌 4회 라운드 MVP 수상 대기록을 썼다.

프로배구 원년 MVP 출신인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프로팀 지도자 첫 해에 팀 최고 성적 성과를 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