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토막살인’ 고유정과 유사…반사회적 인격장애”

입력 2022-04-09 16:33
살인 혐의를 받고 도주 중인 이은해(31·여). 채널A 방송화면 캡처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노린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명수배된 이은해(31)씨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전문의 소견이 나왔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8일 YTN ‘뉴스큐’에 출연해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뭐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다. 충동 억제도 되지 않는다”며 “이씨 역시 이 같은 인격장애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성향은 언론에 공개된 이씨의 남편 윤모(당시 39세)씨의 사망 당일 영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해당 영상에서는 물을 무서워하던 윤씨가 계곡에서 튜브를 타고 있고, 이씨의 지인들이 그의 튜브를 흔들대기 시작한다.

이에 윤씨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씨는 “무거워서 못 뒤집네”라고 하더니 공범의 이름을 부르며 “같이 가서 뒤집어”라고 말한다.

신 교수는 이에 대해 “(이씨가 윤씨를) 사람으로 안 보고 대상으로만 본 것 같다”며 “보통 사람 입장에서는 상상을 못할 말”이라고 했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또한 신 교수는 윤씨가 결혼 후 이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가스라이팅(심리 조작 지배)을 당했을 것으로 봤다.

윤씨는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었지만, 경제권을 이씨에게 모두 넘겨 생활고를 겪었다.

신혼집을 마련하고도 함께 살지 못해 반지하를 전전했다. 신 교수는 이 같이 윤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가스라이팅에 따른 순응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신 교수는 “피해자는 이씨와 결혼 이후 상당히 괴롭힘을 당했던 것 같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평소 측근에 있는 상대방의 인간관계를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예측을 못하게 만들고 죄책감 없이 뒤집어씌우는 소위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을 당하게 되면 정신줄을 놓게 된다”며 “저는 피해자가 이미 그 정도 상태가 됐기 때문에 자기방어를 못 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씨는 이전에도 복어 독 등으로 윤씨를 살해하려다 실패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상태다.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 국민일보DB

신 교수는 또 이씨의 혐의가 고유정 사건과도 유사하다고 봤다. ‘제주 전 남편 토막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신 교수는 “둘 다 여성이고 한때 굉장히 친밀한 사람을 이용해 범죄까지 저지른 사건”이라며 “친밀한 사람을 공격하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편취한 게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씨와 공범 조현수씨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쯤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남편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