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이준석 측이 먼저 삭제 제안”…李, 녹취록 공개 맞불

입력 2022-04-09 15:35 수정 2022-04-09 18:19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강용석 변호사.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강용석 변호사가 “제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복당을 시켜주면 영상을 내리고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강 변호사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고 “누가 제안하고 누가 거절했는지 명확하다”고 재차 반박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이 대표 관련 의혹 제기 영상을 내리는 문제를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두고 양측 공방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9일 오전 가세연이 지난해 12월 제기한 성접대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강 변호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복당을 시켜주면 영상을 내리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가세연 출연진인 강 변호사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탄천 종합운동장 남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히려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이런 제안을 했다”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딜(거래)을 할 거면 까기(영상 게시) 전에 하지 다 까놓고 영상 내려준다고 딜을 하는 바보가 어디있나”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강 변호사와의 통화녹음파일도 공개하며 재차 반박에 나섰다. 공개된 녹음파일에서 이 대표는 강 변호사에게 “왜 그러고 있어 도대체”라고 말하고 강 변호사는 “고발도 취하하고 영상도 내리겠다” 등의 대화를 나눈다.

해당 통화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강 변호사 복당 표결 이전 이뤄졌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이 어차피 지금 투표할텐데. 보시죠 뭐”라고 말하고, 강 변호사는 “대표님 뜻이 제일 중요하죠. 잘 해주세요”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녹음 파일과 함께 페이스북에 “서로 고소·고발 할 것 있으면 하고, 발췌 왜곡은 그만하고 수사결과나 지켜보자”라고 적었다.

앞서 가세연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가 지난 2013년 7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은 지난 4일 과거 이 대표에 대한 의전을 담당한 인물로 지목된 A씨와 이 대표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과 A씨의 녹취록도 공개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가세연의 의혹 제기를 정면 반박하는 의견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가세연의 의혹 제기에 수시로 반복 대응하는 게 대선 승리에 좋지 않다고 판단해 즉시 변호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을 했다”며 “김 실장은 변호인 부탁으로 진실한 내용의 사실 확인서를 받으려고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제보자(A씨)가 가세연 방송 내용은 허위이고 그 내용을 본인이 진술할 수 있다고 했다. 가세연은 이 내용은 모두 삭제하고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제보자(A씨)가 먼저 연락이 와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겠다고 한 상황이라 ‘증거인멸교사’라는 주장 또한 무엇이 증거라고 지칭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한편 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후원금의 사용처도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당선돼 관련 의혹을 샅샅이 밝히고 경기도민의 잃어버린 세금을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주장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