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음악에 춤추는 벨라지오 분수…보랏빛 라스베이거스, ‘더 시티’

입력 2022-04-09 11:00 수정 2022-04-09 11:00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기간 그룹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맞춰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가 진행된다. 하이브 제공

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복합문화단지 에이리어 15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이 늘어섰다. 현지 공연을 앞두고 지난 5일 시작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퍼미션 투 댄스’를 보기 위해서다.

“나는 ‘아무나’가 되고 싶지 않다. 역사 속에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희망을 주며, 닮고 싶은 열망을 주는 누군가가 되고 싶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에이리어 15에서 진행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퍼미션 투 댄스’. 하이브 제공

전시회장에 들어서자 영어 문구로 쓰인 리더 RM의 말이 입장객을 맞이했다. 사진전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투어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를 준비하는 BTS의 모습과 지난 3월 서울 콘서트의 무대 뒤 장면을 담았다.

멤버들이 땀흘리며 연습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콘서트의 기대감을 높였다. 보라색 조명이 비치는 주황색 벽에는 각 멤버들이 한 인상깊은 발언도 전시돼 있었다. 중간중간 관람객들이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도 보였다.

BTS 팝업스토어 외부 전경. 하이브 제공

현장에 있던 하이브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시회 티켓 4만장이 팔려나갔다”며 “하루 최대 입장객이 4800명인데 매일 최대치를 기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에이리어 15의 다른 건물엔 BTS 팝업 스토어가 열려 있었다. ‘버터’ ‘다이너마이트’ ‘퍼미션 투 댄스’ 등 대표곡들의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 굿즈와 소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단지 기념품을 사는 게 아니라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에이리어 15 BTS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퍼미션 투 댄스' 콘셉트 공간. 하이브 제공

코로나19 탓에 시간당 입장객 수는 150명으로 제한돼 있다. 기온이 34도를 향해가는 뙤약볕에서 보라색 마스크를 쓴 팬들은 기대에 들뜬 표정으로 줄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엔 가족 단위가 많았다. 딸 티파니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찾은 캐시 디모리아(57)는 “2년 전 딸보다 먼저 BTS의 팬이 됐다”며 “그들은 긍정적인 힘을 준다”고 말했다.


디모리아는 “그래미 시상식을 보면서 미국 내 BTS 인기를 한 번 더 실감했다”며 “그래미상은 상징적이지만 이번에 수상하지 못했어도 크게 슬퍼할 일은 아니다. 다만 미국에서 더 많이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퍼미션 투 댄스’ 문구가 적힌 주황색 티셔츠는 이날 오전 이미 품절됐다. 팝업스토어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굿즈는 벌써 다 팔렸다”며 “티셔츠의 경우 25~120달러로 가격대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에어리어 15의 BTS 팝업 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임세정 기자

라스베가스에 사는 데릭 비양카(37)는 2주간 팝업스토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비양카는 기념품을 사러 오는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보라색 깃발을 흔들고, BTS의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그는 BTS의 인기 비결에 대해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가지고 있는만큼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노래도 많은 것 같다”며 ”그들이 팬을 대하는 방식은 굉장히 따뜻하며 열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노래의 제목을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버터’”라고 덧붙였다.

8일 밤 BTS 음악에 맞춰 펼쳐지는 벨라지오 분수쇼를 관람하는 사람들. 임세정 기자

오후 3시, 벨라지오 호텔 앞에선 BTS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에 맞춰 분수쇼가 펼쳐졌다.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던 관광객들이 음악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에 환호했다. BTS의 공연이 열리는 주말에는 매 시간 BTS의 음악에 맞춰 분수쇼가 열린다. 밤에는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사람들은 분수쇼를 감상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화려한 야경 속 ‘BTS 축제’를 즐겼다.

하이브는 8~9일, 15~16일 라스베이거스 공연 기간 도심 전역에서 ‘더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더 시티’는 하이브의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 사업 영역의 노하우가 집결된 프로젝트로 공연과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를 구현했다.

라스베이거스 중심부를 가득 채운 보랏빛. '보라해가스'라는 옥외 전광판이 눈에 띈다. 하이브 제공

콘서트가 열리는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이번 투어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를 상징하는 오렌지 빛과 보랏빛이 곳곳에 물들어 BTS의 도시로 탈바꿈한 라스베이거스를 느낄 수 있다.

ㅍ공연을 하루 앞둔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BTS 콘서트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건물의 조명과 네온사인을 보라색으로 바꾸고, ‘보라해거스(BORAHEGAS)’라는 글귀로 공연을 축하했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 내 레스토랑 ‘카페 인 더 시티’에선 BTS 멤버들이 좋아하는 요리들로 구성된 코스를 선보인다. 하이브 제공

사진전과 팝업스토어, 분수쇼를 즐긴 후엔 만달레이 베이 호텔 내 레스토랑 ‘카페 인 더 시티’에서 BTS 멤버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로 식사를 할 수 있다. 김밥·갈비찜·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구성된 A코스와 떡볶이·매운 소고기 라면·붕어빵으로 구성된 B코스, 비빔국수·김치볶음밥·빙수로 구성된 C코스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각각 48달러다.

'카페 인 더 시티'의 메뉴. 하이브 제공


유수의 호텔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적인 카지노 호텔 및 리조트 체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프로젝트를 위해 하이브와 손잡았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산하 11개의 호텔에서 ‘BTS 테마 객실’을 운영하며 BTS 콘서트를 생중계하는 ‘라이브 플레이’도 MGM 그랜드에서 진행된다.

매 회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BTS의 노래로 펼쳐지는 애프터 파티 ‘파티 인 더 시티’가 아리아 리조트 내 클럽에서 진행돼 공연의 열기를 잇는다.

MGM 그랜드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BTS 테마 객실'. 하이브 제공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