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책임 묻겠다’에…박범계 “본인이 대통령인가”

입력 2022-04-08 17:20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작심 비판했다.

박 장관은 8일 오후 법무부 과천청사로 들어오면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복원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현직 검사장이 현직 법무부 장관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라고 했는데) 그런 건 왜 질문하지 않느냐. 정상입니까”라고 되물었다.

박 장관은 이날 격앙된 어조로 “저는 여러분(취재진)이 그분의 실명을 물을 때마다 거명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며 “금도라는 게 있다. 무슨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급기야 현직 법무부 장관을, 실명을 거론해서 책임을 묻겠다니, 본인이 대통령인가 검찰총장인가? 대통령도 검찰총장도 그렇게 못 하는 거다. 내가 죄가 있으면 당당하게 고발하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왜 그분은 매번 특별해야 하나?”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장관은 “이건 나라의 기강과 질서, 체계가 무너진 것이다. 참담함을 느낀다. 무섭다”라고도 했다.

한 검사장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채널A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해 자신을 무혐의 처분하자 입장문을 내고 ‘법무장관 추미애·박범계의 피의사실공표와 불법 수사상황 공개 및 마구잡이 수사지휘권 남발’ 등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검사장은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박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 장관은 대검찰청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는 “방금 전 보고받아 아직 깊이 생각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