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의 기본형 모델과 플러스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면서 사실상 ‘반값’ 휴대전화가 됐다. 이동통신 3사의 갤럭시 S22 시리즈 공시지원금은 출시 직후 대비 3배가량 인상됐다.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 강제 논란에 이어 통화 불량 문제 등 연이은 악재가 터지는 상황에서 공시지원금 상향으로 흥행가도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갤럭시 S22 기본 또는 플러스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이 월 8만9000원 요금제(5GX 프라임)을 선택할 경우 지급하던 공시지원금을 각각 45만원, 48만원으로 올렸다. 기존 15만원이었던 공시지원금이 3배 이상 뛴 셈이다.
공시지원금은 휴대전화 구입 시 일정 기간 요금제 약정을 통해 통신사로부터 단말기 금액을 할인받는 제도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1일부터 이 제품들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높였었다.
SK텔레콤이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면서 갤럭시 S22 기본·플러스 모델의 실구매가는 출고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본 모델의 경우 출고가 99만9900원에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 15%)까지 받게 되면 51만7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플러스 모델은 출고가 119만9000원에서 64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갤럭시 S22는 출시 후 연이은 악재를 만났다. 과도한 발열을 방지하기 위해 고사양 게임 등 특정 앱을 실행할 경우 성능이 저하되는 GOS 기능을 강제해 논란이 일었다. 삼성전자는 이용자가 임의로 GOS 기능을 해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소비자 1800여명은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통화 송수신 관련 불만이 제기됐다. 상대방이 전화를 걸었는데 사용자 모르게 수신이 되지 않다가 뒤늦게 부재중 전화 알림이 오는 식의 ‘콜드롭’(통화누락)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원 확대를 통해 공시지원금을 늘려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시지원금은 통상적으로 통신사와 제조사가 함께 부담한다. 갤럭시 S22는 최근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울트라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이며 이날 중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S시리즈 중 세 번째로 빠른 속도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