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직원들의 삶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로맨스를 다룬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이 지난 3일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 7.8%의 성적을 거둔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도 전세계 TV시리즈 10위(7일 기준)를 차지했다.
‘기상청 사람들’은 오피스물에 가깝다. 기상청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을 중심으로 로맨스가 가미됐다. 기상청 총괄2과의 총괄예보관인 진하경역을 맡은 배우 박민영은 지난 7일 화상으로 기자들과 만나 “이제 기상 예보가 틀려도 화를 내지 않게 됐다”며 “예보가 틀렸을 때는 ‘예보관들이 열심히 준비했을 텐데 틀려버렸네’하면서 나도 모르게 슬펐다”고 말했다.
진하경역을 소화하기 위해 기상청의 업무, 역할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했다. 박민영은 “어려운 대사를 내뱉지만 우리가 평상시 할 수 있는 일상용어처럼 자연스러움을 흉내 내기 위해 많이 연습하고 최대한 힘을 빼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진하경은 업무적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기상청 내 소위 ‘엘리트’다. 하지만 사랑에는 아픔이 있다. 같은 기상청 직원 한기준(윤박)과 10년을 만나고 결혼을 약속했으나 기준이 바람을 피우면서 파혼했다. 상처받은 하경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박민영도 화가 나고 슬펐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보낸 시간은 대체 뭐였던 거니’라는 대사에서 눈물이 많이 나서 감정적으로 폭발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불륜 장면을 목격했을 때 기준을 가방으로 때리는 장면은 박민영이 먼저 제안했다. 그는 “아무리 진하경이 차분한 인물이라지만 나도 하경이와 비슷한 30대 여자로서 그런 장면을 목격했다면 충격과 울분으로 그 정도는 나와야 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경이 기상청에서 기준에게 욕을 하는 장면은 ‘사이다’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박민영은 “(욕을 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너무 슬펐다”며 “한때 너무 사랑했던 사람에게 느낀 배신감을 내뱉는 대사라서 굉장히 슬프고 오묘했다”고 했다. 그는 “윤박은 좋은 배우지만 기준이란 캐릭터는 꼴 보기 싫었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박민영은 ‘그녀의 사생활’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로맨틱 코미디(로코) 장르에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로코에서 그가 갖는 강점을 묻자 박민영은 “오글거리거나 불편한 대사도 내가 하면 좀 덜 이상하게 들린다고 하더라”며 “좀 뻔뻔해야 하는데 내가 코미디 장르에 특화됐을 법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로코 중에서도 그의 오피스물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내 나이에 맞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나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 30대 여성들과 같으니까 공감대가 잘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