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좌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친정체제 구축 신호탄

입력 2022-04-08 14:25 수정 2022-04-08 17:35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권성동 의원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4선·강원 강릉)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권 원내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의 좌장격으로 통한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당선인은 4선의 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내 친정체제의 구심점을 갖추게 됐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3선의 조해진 의원을 제치고 새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0명 중 102명이 참석한 경선에서 권 원내대표는 81표를 얻으며 조 의원(21표)을 60표 차이로 크게 앞질렀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수락연설에서 “제가 추구하는 정치적 야망, 포부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지만 어깨가 무겁고 앞으로 험난한 길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 시대를 종식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 중심에 서게 하겠다”며 “대선 과정에서 정권교체 목표를 갖고 당선인에게 직언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대선이 끝났지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당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정부 집권 1년 차의 원내대표는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며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이 순항하도록 야당과의 협치에 더욱 더 정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경선 직후 권 원내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하고 “국민을 위해 함께 제대로 일 해봅시다”라고 말했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윤 당선인은 “당정이 환상의 호흡으로 국민만을 위한 원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면서 권 원내대표의 ‘국민 편에 서는 강한 여당’ 슬로건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권 원내대표에게 ‘무엇보다 경제와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 어려운 시기인 만큼, 풍부한 경륜을 갖춘 4선 중진의 권 신임 원내대표가 당내 화합과 여야 협치의 과제를 원만히 풀어달라’고 당부했다고 배 대변인은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정부 초반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원내대표 당선 직후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이 많은 공약을 제시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정과제를 정리하고 있다”며 “국정과제가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입법 과제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빠른 시간 내에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과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29일 권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강릉에서 저녁을 함께하며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의 대권 도전 의사를 확인했고, 정치신인이었던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 입당과 대선 후보 경선 캠프 활동 등을 지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된 이후 당 사무총장과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당 내홍으로 선대위가 해체되고 선거대책본부로 재편될 때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이후에도 권 원내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을 물밑에서 지원하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핵관(권성동) 대 비핵관(조해진)’ 구도로 치러진 이번 경선에서 권 원내대표가 60표라는 큰 격차로 당선되면서 새 정부 초기 긴밀한 당정 협력체제 구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권성동 의원이 꽃다발을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권 원내대표가 가교 역할을 맡아 윤 당선인과 국회의 거리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향후 당 정책위원회와 원내부대표단에 전문성과 참신성을 갖춘 초·재선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며 유기적인 당정협의의 틀을 갖추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핵관에 대한 당내 견제 심리는 권 원내대표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만약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경우 권 원내대표를 포함한 윤핵관들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가 본격화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