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 2명을 살해한 뒤 자수한 40대 여성이 남편의 빚 등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8일 전날 자수한 40대 여성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 빚 때문에 집이 압류될 것을 걱정했고, 상황이 비참해 아이들을 살해하고 따라 죽을 생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40대 여성 A씨는 최근 남편이 진 빚 때문에 극도의 불안감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빚을 갚을 방안이 없는 데다가 이자까지 연체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했다고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A씨는 결국 지난 5일 서울 금천구 다세대주택 안에서 초등학생 아들 2명의 목을 잇따라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도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이틀 뒤인 지난 7일 별거 중인 남편을 찾아가 범행 사실을 실토했다. 남편이 A씨를 설득해 남편과 함께 서울 금천경찰서를 방문해 자수했다.
이웃 주민들은 A씨의 두 아들을 착하고 밝은 아이들로 기억했다. 또 A씨도 평소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7일 저녁에 만난 같은 건물 주민 B씨는 “평소에 서로 농담도 주고 받았고 잘 웃기도 했다”며 “평소에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도 “초등학생 아이들은 참 착하고 밝은 아이들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엄마도 엄청 밝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김판 안명진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