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가 재건축 활성화,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추진 등 규제 완화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기준선인 100에 육박했다.
한국부동산원은 8일 4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전주보다 1.6포인트 상승한 90.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돌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는 많게 나타났다.
하지만 매매수급지수는 상승세다. 이달 들어 5주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 24일부터 줄곧 80선에 머물던 지수는 11주 만에 90선으로 올라섰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의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 1월 17일(0.01%) 이후 11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한 바 있다.
특히 서울 5개 권역의 매매수급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인 동남권의 수급지수는 전주보다 5.4포인트 오른 96.0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조사에서 96.5를 기록한 이후 16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거래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달 말 강남권 지수는 85.2까지 떨어지면서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재건축·대출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시장에서 매수심리가 다시 회복하는 분위기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포함한 주요 단지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호가가 올라가는 모습마저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지역인 만큼 5개 권역 중 상승폭이 가장 크고 수치도 높았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목동과 여의도동이 포함된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의 지수도 지난주 90.3에서 이번주 90.6으로 다소 높아졌다. 또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종로구 등 도심권도 지난주 88.9에서 이번주 89.6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재개로 신규 전세 수요도 늘면서 급전세들이 소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1.5를 기록하며 전주(90.6)보다 소폭 상승했다. 5주 연속 상승세다. 노원·도봉·강북·성북구가 포함된 동북권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90.9에서 이번주 94.2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