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버크셔, 왜 HP 사들였을까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4-08 10:09 수정 2022-04-08 10:30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5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AP뉴시스

‘가치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을 최고경영자로 둔 미국 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컴퓨터 기업 휴렛팩커드(HP) 지분을 확대했다. 이 소식이 HP의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8일(한국시간)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긴축 예고에도 반발 매수세를 발판으로 삼아 반등했다. 주요 3대 지수는 3거래일 만에 모두 상승 마감했다.

1. HP [HPQ]

HP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75%(5.15달러) 급등한 40.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1.47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7일 “버크셔가 HP 지분을 11.4%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이날 HP에 대한 매수세를 불러왔다.

버크셔는 지난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HP 지분 10%에 해당하는 1억9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어 추가 공시를 내고 “지난 4일부터 3거래일 동안 주당 35~37달러 범위에서 1100만주를 추가 매수해 보유량을 1억2100만주로 늘렸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HP의 최대주주다. 버크셔는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버핏의 투자 성향을 대체로 따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HP에 대한 지분 확대를 결정한 주체가 버핏인지, 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슬러인지는 불분명하다. 버핏은 버크셔에서 대규모 거래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 증권가와 언론들은 버크셔의 HP 지분 확대에 버핏의 가치 투자 성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HP 주가가 오는 10월에 마감되는 회계연도 예상 수익의 8배에 불과해 버핏의 가치 투자 전략과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 아미트 다리아나니는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HP의 전략과 가치가 버크셔의 지분 확대로 검증된 것”이라며 “버크셔는 대규모 주식 환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HP에 대한 지분 확대를 합리적이라고 믿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P는 유선 정보기술(IT) 팽창기인 2000년 전후 IBM, 컴팩과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개인 컴퓨터(PC) 제조사로 명성을 높였다. 그 이후 무선 IT 시장의 팽창을 쫓아가지 못하고 침체기를 겪었지만, 최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2. 타깃 [TGT]

미국 할인 소매점 체인 타깃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67%(12.25달러) 상승한 228.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통·소매 관련주의 반등세에서 타깃의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타킷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유통 섹터 ‘톱픽’(Top pick)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목표 주가를 280달러로 각각 제시했다.

3. 화이자 [PFE]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33%(2.29달러) 오른 55.16달러에 장을 마쳤다. 여행·숙박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한 이날 코로나19 백신 관련 제약사 상당수가 이날 주가를 끌어올렸다. 화이자는 이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영국 업체 리바이럴을 최대 5억25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